PC를 처음 사용해본게 90년대 초반쯤.


동네 친구를 따라 컴퓨터 학원이라는곳을 가본 나는 처음보는 신기한 기계에 매료되어 당장 학원에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2400bps 모뎀을 시작으로, 


56k모뎀을 거쳐 가정용 전용선(당시 두루넷)을 설치했을 때의 느낌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메신저라는걸 처음 써본건 울티마 온라인이라는 게임을 하면서 길드원들과 대화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사용한


IRC 라는 일종의 채팅방이었습니다.


그때는 명령어를 이용한 해킹(?) 방법까지 있었던것 같은데 그땐 그냥 위험하다고 하니 그런줄만 알고 살았던..


IRC와 더불어 ICQ 라는 개인끼리의 대화를 위주로 하는 메신저가 있었는데


이 메신저는 자판을 입력할 때 착착착~ 거리는 사운드가 인상적이었죠.


지금도 그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ICQ의 단점이라고 생각 되던것이 일반적으로 ID는 사용자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ICQ는 숫자로 된 긴 번호를 부여받았던걸로 기억하는데,


덕분에 군대를 갔다오고 나서 ICQ 계정을 찾으려니 찾을 수가 없었죠...


그 뒤로 MS의 윈도우 메신저(라이브 메신저를 거쳐 지금은 스카이프와 통합)를 한참 쓰다가


네이트온으로 많이 옮겨졌는데 이는 SKT에서 무료 SMS를 제공한게 가장 큰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통신사 구분 없던 무료 SMS 발송 제공은 언제부턴가 SKT 사용자 한정 제공이 되었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다보니 회사에서 메신저 사용을 못하도록 막아버리는곳이 많아지면서


친구들도 점점 네이트온에 로그인을 하는 횟수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폰 3Gs가 들어온 2009년 말 이후 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 메신저가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What's App 이라는 외산 메신저가 인기 있어서 설치를 해 보았으나


국내에서는 사용자가 적고 앱이 유료여서 대중화가 안되었는데


카카오톡이 출시되면서 SMS 를 사용하지 않게 되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카카오톡 뿐 아니라 라인, 마이피플도 있지만 마이피플은 요즘 보면 많이 밀려나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저는 라인보다는 마이피플을 더 씁니다.)


개인적으로는 라인과 마이피플이 PC, Mac과 호환도 되서 범용적으로 쓰기엔 카카오톡 보다 이 두개가 더 좋아보이긴 하죠.


PC용 메신저의 선두 주자였던 네이트온은... 모바일 시장에서 선점하지 못해 점점 입지가 좁혀져가고있는 듯 보입니다.


모바일용 메신저를 내놓긴 했지만 앱의 퀄리티가 정말 극악이어서 몇 일 써보고 지워버렸다가


업데이트 소식에 다시 깔고, 또 실망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이제는 설치 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몇 일 전 PC용 네이트온이 5.0으로 업데이트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PC 메신저 시장도 버릴 생각인지 '업' 그레이드가 아닌 '다운' 그레이드를 한 느낌입니다.


그래도 한 때 가장 사랑받는 메신저였는데 이리 망가져가는 모습을 보니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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